[인사이트 코리아] 김동수기자 | 입력 2025.06.13 16:57 | 수정 2025.06.13 16:59


송순엽 대표가 지난 5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동수>
[인사이트코리아 = 김동수 기자] 현대자동차는 2021년 경차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캐스퍼’를 온라인 전용으로 출시했다. 차량 구성부터 출고까지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캐스퍼는 지난해 4월까지 누적 판매 12만대를 기록하며 국내 ‘비대면·직판’ 성공 사례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서는 캐스퍼 온라인 판매 성공 요인으로 ‘내 차 만들기’ 서비스를 꼽는다. 차량 외관은 물론 내부까지 360도로 돌려볼 수 있는 서비스다. 외·내장 색상을 바꾸며 차량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어 실물 확인이 어려운 온라인 판매의 한계를 보완했다는 평가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지난 5일 ‘내 차 만들기’ 서비스를 제작한 3D 컨피규레이터 시스템 업체 템페스트의 송순엽 대표를 만나 창업 스토리와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3D 컨피규레이터라는 용어가 낯설다.
“쉽게 말해 사고 싶은 제품을 미리 3D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조립 PC를 예로 들면 소비자는 어떤 종류의 CPU와 그래픽 카드를 장착할지 선택한다. 하지만 홈페이지에서 옵션을 골라도 실물을 직접 확인할 수 없다면 결국 ‘견적서’에 불과하다. 반면 소비자가 직접 볼 수 있으면 3D 컨피규레이터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캐스퍼 ‘내 차 만들기’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차량을 구입할 때 색상 등 옵션을 고르는데, 기존 방식은 옵션에 따라 그림만 바뀔 뿐이다. 3D 컨피규레이터를 활용하면 실제 차량과 유사한 모습을 3D로 구현, 고객이 옵션에 따라 구석구석 확인할 수 있다.”
서비스 장점은 무엇인가.
“고객으로서는 제조사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이미지로 제공하면 답답할 수 있다. 매장에서도 옵션 선택 결과를 직접 볼 수 없다. 결국 카탈로그 사진으로만 확인해야 한다. 3D 컨피규레이터를 활용한 ‘내 차 만들기’는 고객에게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360도 회전이 가능한 환경에서 옵션이 적용된 차량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 업체와 협업이 많다. 다른 사례는.
“기아와 관련된 에이전시에서 일한 적이 있다. 당시 기아로부터 카탈로그 제작용 차량 사진을 3D로 만드는 작업 제안을 받았다. 2012년 K9 출시 당시 제작한 3D 작업이 차량 카탈로그에 사용됐다. 이후 독립해 2013년 템페스트를 창업했고 기아의 카탈로그 제작에 참여했다.”
창업 초기 카탈로그 제작이 주류였나.
“당시에는 할 수 있는 게 카탈로그 제작뿐이었다. 환경이 여의치 않다 보니 다른 시도도 해야 했다. 그때 템페스트는 디자인 작업만 했기 때문에 한계를 느꼈다. 개발과 I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개발자를 섭외했고 당시 유행하던 아이폰 앱 제작 등 다양한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현재 3D 컨피규레이터 시스템을 갖춘 회사로 성장했다.”
사업 초기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제네시스 작업 당시에는 직원을 둘 수 없어 혼자 일할 때가 많았다. 한 달 동안 하루 2시간만 자며 일하기도 했다. 그런 상황이 가장 힘들었다. 이후 사업이 안정화되면서 직원을 고용하기 시작했고 2018년쯤에는 직원이 11명까지 늘었다.”

송순엽 대표가 지난 5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동수>
프로젝트가 대부분 자동차와 관련돼 있다. 커리어도 궁금하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독학으로 애니메이션을 공부해 게임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디자인 분야로 유학을 생각하게 됐다. 학부에서 광고 쪽을 공부하다 보니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이디어를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며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직접 보여주면 더 효과적일 수 있겠다 싶었다. 이후 디자인 대학원에 진학했고 졸업 후 대학에서 강의도 했다.”
현대차가 사용한다면 특별한 기술력일텐데.
“템페스트의 기술은 3D 컨피규레이터 시스템이 가볍다는 게 강점이다. 용량이 매우 작다. 대형 스크린에 띄워도 이미지가 깨지지 않고 퀄리티를 유지한다. 가볍다는 것은 또 다른 장점이 있다. PC가 아닌 모바일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 덕분에 데이터 경량화 관련 기술 특허도 받았다. 다른 업체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템페스트를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동차 말고도 현재 도전하는 다른 사업 영역은.
“자동차 관련 프로젝트가 메인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최근에는 신발이나 잡화 등 다른 분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수익 다각화라고도 볼 수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시장 확대를 위한 도전이다. 결국 3D 컨피규레이터 시스템을 사용하는 시장이 많아야 템페스트도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템페스트라는 회사 이름을 브랜드화시키고 싶다. 예컨대 많은 사람들은 각티슈를 생각하면 ‘크리넥스’를 떠올린다. 표백제 하면 ‘옥시크린’을 먼저 생각한다. 사업하는 사람들 모두의 희망이겠지만 커스터마이징이나 개인화 서비스를 떠올릴 때 템페스트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연상됐으면 한다.”
출처 : 인사이트코리아(https://www.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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